금지된 낙원 - 8점
온다 리쿠 지음, 현정수 옮김/황매(푸른바람)

음..밤 11시에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컴퓨터도 켜지않고, 한밤중에 혼자 자취하면서 잠결에도 소름이 끼쳐 발발 떨면서 일주일동안 읽었던 책..치고는 아..마지막이 너무나.... 따스해 ㅠㅠ

그리고.... 허무해 ㅠㅠ

오랜만에 리뷰를 쓴다. 여전히 책을 구입하게 된 경위부터 쓰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특별한 이유가 없다. 단지...표지가 예뻤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작가가 "온다 리쿠"다.
이 작가가 쓴 책들을 살펴보니 "여섯번째 사요코" "네버랜드" "밤의 피크닉(영화화도 됨)" 등이 있었다.
그리고 또 생각해보니, 아...한 권도 읽지 않았다.
그런데 어째서. 왜. 온다 리쿠라는 작가에게 이끌려 이 책을 구입하게되었는가?

알. 수. 없. 다.


-_-;;;
어떤 장르를 기대했던 것도 아니다. 소설이 읽고 싶었고, 스릴러가 읽고 싶었다. 10번 교향곡(조셉 젤리네크)과 함께 금지된 정원을 골랐고, 일주일 전 문득 금지된 정원에 손이 갔다.



그보다, 때때로 예술이란 것은 예술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무의식속에 가라앉아 있는 거 아니겠어? 대중의 무의식이 어느 날 한 사람의 아티스트 속에서 그것을 발견하는 거야.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우리들은 그저 붓 같은 존재로, 대중의 무의식에서 떠오른 것을 그저 그려 내고 있는 것뿐이지 않은가 싶어. 최종적으로 예술이란 것은 역시 대중 쪽이지. 우리들이 아닌거야. 우리들은 우연히 발견되고 있을 뿐, 어떠한 이단이더라도 어차피 대중의 일부를 그려 내고 있는 것뿐인 거라고.
270쪽



장르는 호러/판타지?
굳이 고르자면 나는 토요미스테리보다는 이야기속으로 또는 세상에 이런일이 타입이다. 판타지도 좋고 호러도 좋고 공포도 좋아하지만, 사실 알고보니 기가막힌 사연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라는 결말. 아무 이유없이 "공포"를 즐기기엔 내 심장은 생각보다 약하다.

현실로 보이지 않는 세상에 대한 상세한 묘사와 오묘한 감각, 내가 이토록 상상력이 좋았던가 싶을 정도로 초현실주의 아티스트의 감각을 따라가고 있었다. 물론 시각에서 머물렀지만, 만약 촉각까지 함께했다면 아마 기절했을지도 모른다. -_-a

그리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주인공들의 어린시절 기억. 그 축축하고 질퍽해보이는 차갑고 기분나쁜 기억이 나올때마다 생각한다. 내가 혹시 그런 기억을 갖고 있지는 않을지. 마치. 나에게 주입시키기라도 할 모양인가 하고. 그러나 모든것을 잊고 살아가려고 했던만큼 주인공들에게는 굉장한 트라우마로 작용했던 걸까. 아니면 그저 잊혀질만큼 주인공들에게는 조금 특별했을뿐인 작은 조각이었을까?

아무튼 그러나 생각보다 "필연성"이 강하지 않아...조금 답답해졌다. 접점이 마땅치 않다. 리츠코와 사이토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왜!" 그 둘이냐는 말이다!!!!

단지 그 기이한 인스톨레이션을 모두 체험해보는 가이드로서 등장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게다가...사이토의 누나와 쿄이치는 어떤 관계였냐는.....것이지!!! 왜 갑자기 여신이 되어 날아와 세상을 구하고 따뜻한 어머니의 모성애로 뼛속 골세포까지 시꺼먼 놈을 바보로 만드냐 이거라고!!!(무슨 소린지 궁금하신 분은 한번 읽어보시길)


어쨌든 리츠코와 사이토는 한 여름의 시원한 공포체험을 즐겼다. 그것도 아주 거대한 귀신의 집에서.
그리고 카즈히게도 좀처럼 맛볼 수 없는 즐거운 경험이었겠지. 과연 기억을 하겠느냐만.

공포란 어디에 있는 것일가? 세상은 여러 가지 공포에 가득 차 있지만 결국 공포는 자신의 내부에 존재하고 있다. 두려워하지 않으면 세상에 외경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268쪽


굉장히 뇌리에 익숙했던 이름이었는데, 무엇인가와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생각보다 치밀하지 않았던 내용과 문체에 사실 조금 실망감을 느낀다.

그러나 생각해볼 여지는 항상 있는 법.
가장 기억에 남는 두 개의 글귀.
결국 이 책은 "공포"다. 인간은 공포를 좋아한다. 그 두근거리는 쾌감. 놀이공원에서 생명을 담보로 즐기는 각종 놀이기구들은 사실 "죽음"의 문앞을 1분에 몇번씩 지나간다. 세상에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세상에 있을 수 없는 것들을 이용해서 영화를 만들고 소설을 쓴다. 반드시 어떤 장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정교하게 만들어진 귀신의 집에 열광한다.
그리고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 하나. 인간의 뇌는 굉장히 단순하다는 사실.
우리는 단순한 감각의 노예다. 게다가 감각조차 우리를 속인다.
결국 우리는 망각과 실수로 짜여진 기억의 노예다.

두려워하는 것이 없어보이는 쿄이치.
그는 에일리언에그의 은총을 받아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이었던가? 바로 사람이지 않았던가. 사람은 사람을 가장 무서워한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도 무섭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그 사람이 품고있는 생각이다. 다른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살 수 밖에 없는 사회적동물인 사람은 .. 다른 사람의 생각을 모르기 때문에 매분매초를 다른 사람의 생각을 파고들면서 살아야한다. 의중을 파악하고 맞받아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사이의 관계의 90%인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나는 끊임없이 두려워해야한다. 그러나 쿄이치는 그럴 필요가 없다. 자연히.. 사회속에서 그는 독보적이게 된다. 시크하고 무심한. 거만한 듯한, 관심이 없는 듯한 행위와 말투 그리고 외모
자연스럽게 그를 동경하는 아이들이 생긴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구슬리기 쉬울 것 같은, 호러영화에서 가만히 거실에서 밤을 새면 될 것을 꼭 다른 방으로 나가서 죽음을 면치못할 것 같은 아이 둘을 고른다. 그 아이들은 먹잇감.

그리고 인정하면 두려울 것이 없다. 인정하지 않기때문에 두려운 것이 아니더냐. 쿄이치는 에일리언에그의 감흥을 받았다. 눈 앞에 이미 이 세상의 물건이 아닌 것이 있는데, 무엇이 두렵겠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세상의 물건보다 강력한 신의 부름을 받았다. 쿄이치는 이미 세상사에 관심이 없다. 게다가 쿄이치의 반쪽인 아츠시도 마찬가지다. 신이 원하는 먹잇감을 속세에서 건져올린다. 메기의 더듬이라고나 할까 말미잘의 촉수라고나 할까 아니면 그저 낚시바늘과 같은 존재!

깊은 산속의 인스톨레이션은 먹잇감의 신선도를 파악하는 장치다. 사람의 정신상태를 극한으로 몰아넣고 그들이 피상시키는 이미지들의 상태를 본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어린시절 잊고싶은 추억. 고개를 돌려버리고 싶은 자신의 치부와 관련된 어린시절의 추억을 잔혹하게 되살리는 상태를 보고 신선도를 파악하고, 동시에 먹잇감을 야들야들하게 절인다.


이햐~
그러나 역시 신은 길잃은 양에게 더 관심이 있는 법.
팅겨주는 먹잇감이 더 맛있어 보이는 법이겠지.

그래서 나츠미까지 이용해서 카즈히게를 데려오라고 했으나,
카즈히게도 별볼일 없었다는 것.


결국 복병이 나타나 300쪽 이상의 그 암흑의 블랙홀 분위기를 깨뜨렸는데,
....이러면 안되는 것 같으니 여기서 함구하겠음. -_-;



그리고 마지막ㅎㅎㅎ
뭐랄까. 갑자기 화안~해지는 것이
로드오브나이트메어의 등장으로 끝.





후아.... -_- 에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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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3 21:26 2008/10/0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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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세계 최강이 아니라면? - 10점
김준형 지음/뜨인돌

항상 궁금한 것이 있었다.
왜. MB와 그의 일당들은. 아..이러면 안되나? 다시.

왜. MB와 정부쪽 사람들과, 한나라당은 "미국"이 아니면 안되는가?
왜. 이토록 목을 매어 "미국"을 사랑하는 걸까?

네가지의 가상 시나리오가 나온다. 그러나. 가상시나리오가 가상시나리오같지가 않다.
오묘하게 진실과 가까운 느낌. 내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사실보다도 이 가상이라고 불리는 시나리오가 "진짜"인 것만 같은 이 기분. 아마 또 누군가 이 책을 본다면 이렇게 책을 쓰게 된 "배후세력"이라도 데리고 오라며 난리를 칠 듯 한데?

단지 미국을 "까"부수는 책은 아니다.
미국이라는 엄청난 부와 군사력을 가진 초대형 공룡국가를 조목조목 따져보는 것이다.
왜. 미국이. 강대국이 되었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미국은 선한 나라가 아니다. 지구의 수호자도 아니다. 세계 정의의 수호자도 아니다.
그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애쓰는 하나의 나라일 뿐이다.
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미국이 강대국이라는 사실은 알겠다. 게다가 그냥 강대국이 아니라 초대형 강대국.
자기 마음대로 편리한 대로 조약을 체결했다가 무효화시켰다가 하는 나라가 어딨냐구.(칠레와의 FTA)
자기 마음대로 악의 축을 정하는 나라가 어딨냐구.(이라크 전쟁)

자. 그런데, 우리는 알아야만 한다.
왜.
그. 나라가.
강대국이 되었는가에 대한 사실.

미국은 가만히 있다가 잘 살게 된 것이 아니다.
이용할 수 있을 때까지 철저하게 이용하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항상 추구해왔으며,
2인자를 비롯한 수많은 나라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아래, "옴짝달싹"하지 못하도록 다방면에서 옥죄어왔다.
천천히 부를 축적해 왔으며, 서구열강(유럽)들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노력했고, 냉전이라 불리는 라이벌 소련마저도 적과의 동침을 한 나라였다.
그렇게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천천히 국력을 키웠다. 자신의 자원을 최대한 이용했고, 국제적 정황을 최대한 이용했고, 세계적 인재를 최대한 이용했으며, 타국의 이해관계를 최대한 이용하면서 말이다.

그래. 미국이 그렇게 대단한 나라잖아? 그런데 왜! 도대체 미국한테 이렇게 반감이 드는걸까?

그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다. 어차피 무정부적 사회라고 불리는 국제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자국에게 이익이 되는가"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철저히 노력한 나라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이 "우리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노력한 나라가 아니예요"라고 말하는 데 있다.

우리는 거짓말을 싫어한다.
게다가 1인자의 거짓말을 싫어한다.
1인자는 1인자 답게 완벽해야한다. 1인자 다운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미국은 그랬다.
우리는 1인자가 될테이니, 너희는 우리를 보고 배우라.
1인자의 모습은 바로 이러한 것이다!

패권국가라고 한다.
그리고 그 바로 옆에 서있는 제국주의.

미국은 위선을 떨었다.
세계의 경찰이 된다고 선언했고, 민족 자결주의를 외치거나, 고립주의 등을 외치며
모든 나라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외치면서
그 반대되는 모든 행동을 해 온 것이다.

그리고 9.11이후 부시정부가 그 모든 행동을 표면상에 드러내놓았다.
그리고 반미감정이 번지고 있다.


미국이란 나라는 대단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차근차근 밟아온 현대적 식민지 건설의 과정은 가히 놀라울 정도다.
단순히 무력으로 패권국가, 제국주의를 건설한 것이 아니라,
각종 경제, 문화, 정치 등 여러 분야에서 파고들어왔다.
영어간판이 훨씬 더 "있어"보인다거나, 백인의 외국인이라면서 사죽을 못쓰는 사람들이나,
미국의 축제날을 한국사람들이 기념한다거나...

그러나 그 끝은 반드시 있다.
아마 그 끝이 오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발버둥 칠 미국에게
당당히 빠빠이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미국=아메리카가 아니듯
미국=지구가 아니다.

그리고 미국은 선의의 나라가 아니며,
정부의 "도대체 미국을 믿지 못하면 무엇을 믿는단 말입니까"식의 논리도 그만 두어야 한다.
만약 그렇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철저하게 자국의 이익을 위하여 계산된 나라.
바로 그  것이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정체.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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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6 23:38 2008/06/26 23:38
  1. 보람
    2008/06/27 00:53
    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있잖아 이제까지 들은 말 중에
    '도대체 미국을 믿지 못하면 무엇을 믿는단 말입니까'
    이 말이 젤 병맛이고 웃기고 몸이 오그라들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요즘 너무 주옥같은 말이 많아서 뭐가 제일이라고 하기도 힘들지만;]



    암튼 저 책 짱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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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어, 목을 비트는 아이링어, 목을 비트는 아이 - 10점
제리 스피넬리 지음, 최지현 옮김/메타포
먼저 신문기사 하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4/12/2008041200492.html
[부상당한 비둘기, 구조해준 선생님 졸졸]이라는 제목의 기사다.

비둘기.하면 생각나는 것들은 뚱뚱하다. 더럽다. 비둘기를 싫어하는 친구, 88올림픽, 하얀비둘기, 마술사 등이 생각난다. 그리고 이제 링어도 함께 생각날 듯 하다.

wring이란 새의 목 따위를 비틀다는 뜻으로 wringer는 그 목을 비트는 사람이라는 뜻이 된다고 한다. 웨이머라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벌어지는 작은 축제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그 마을의 공원의 유지비를 벌 수 있는 이벤트로 살아있는 비둘기를 총으로 쏘아 떨어뜨리는 사수대회가 벌어지는데, 떨어진 비둘기를 10살 가량된 링어 보이가 수거해오도록 되어있다. 즉각 죽은 비둘기는 수거만 하지만, 다치기만 한 비둘기의 경우 재바르게 죽이도록 하는데, 링어 보이가 바로 비둘기의 목을 비틀어서 죽이도록 되어있다.

작은 시골마을에서 모든 10살 남자아이는 링어가 된다. 링어가 된다는 것은 마치 성인식과 같은 하나의 의식이다. 누구나 겪는 그 행사. 모든 아이들은 그 행사를 기다리지만, 바로 주인공 파머만이 두려움에 떨며 10살의 축제가 그냥 지나가기만을 원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고작 8살. 학교에 와서 열심히 공부하는 나이. 하지만, 우리는 학교 이외의 공간에서 배우는 것이 훨씬 많다.
고작 9살. 살아간다는 것의 처절함을 느끼게 되는 나이. 뒤처지고 싶지도, 튀고 싶지도 않다.
고작 10살. 선택해야하는 나이. 자신이 원하는 것.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당당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주인공 파머에게는 있어서는 안될 친구가 생겼다. 마치, 대만의 한 교장선생님처럼. 하지만 그 교장 선생님의 친구는 파머가 살고있는 마을처럼 비둘기를 못잡아먹어 난리인 마을이 아니다. 참으로 다행이다. ^^;

그러나 어린 파머에게 그 마을은 비둘기의 묘지였고, 비둘기는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으며, 살아있어도 죽어있는 곳이었다. 그런 곳에서 파머는 비둘기를 기르기 시작한다. 과연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뼈저리게 혼자서 고민해가며.

링어 역시 성장소설이다. 완득이와 굳이 비교를 하자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며 자신의 내면을 더욱 톡톡히 다지는 완득이보다는 조금 어린 성장소설이면서 근본적인 힘에 대한 성장소설이다. 겨우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파머에게 지키고 싶은 자신의 신념과 자신을 그저 집어삼킬 것 같은 구조적인 거대한 마을의 법칙 속에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해가는 소설이라는 것이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를 이 대 홍수 속 같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의 신념을 지켜낸다는 것.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끝까지 해낸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일이며, 가슴을 후벼파는 일임을 다시 한번 알게됐다는 것이 중요하다.

비둘기를 쏴서 죽이는 마을.
비둘기와 함께 살고 싶은 마음.
비둘기가 죽을 때의 환영이 가슴에 박혀있는 파머.
생명을 죽이는 것은 과연 어떤 이유에서 정당화 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
공원을 유지시키기 위한 이벤트.
즐거운 축제.
광분한 링어 보이들.
그리고 파머의 비둘기. 니퍼.

세상은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거대한 바다이지만, 나는 그 바다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바다는 인자하다. 바다는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나 역시 그 바다를 인정하고, 바다를 지킬 수 있는 하나의 구성원이 되어야 한다. 파머는 바다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었다.

그 마을을 비둘기를 미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비둘기를 사랑한다.
하지만 어린 아이의 이분법적 사고로는 이해할 수 없다.
어째서. 사랑하면서 쏘아 죽이는가.
그래서 나는 아직도 어린아이인가보다.
나는 아직도 머릿속에서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나의 상식은 고작 9살 아이의 것들이다.

환경을 지켜야 한다고 하면서 개발을 하고, 어째서 MB를 싫다고 말하면서 MB를 밀어주고 있으며, 어째서 사랑한다면서 싸우고 있고, 어째서 미워한다면서 친하게 지내나.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잖아? 세상은 절대로 단순하지 않잖아?
그래. 이제 겨우 조금..알 것 같다.

파머는 비둘기의 날에 그 잔디밭에서 니퍼를 다시 만난다. 누군가의 총구가 니퍼를 겨누고 있다. 파머는 이제 선택할 때이다.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 질 때이다. 비둘기를 미워하는 사람들 속에서 혼자 벌벌 떨며 지내온 1년간. 나는 내가 미운털 박힌 사람이 될 지 언정 니퍼를 죽일 수 없다-라고 선택할 것인가. 니퍼에겐 매우 미안하지만, 세상은 원래 야박하다며 니퍼를 죽이고 밤에 실컷 우는 것-을 선택할 것인가.

그래. 어느 한 쪽이 나쁘거나 어느 한쪽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진정 선택의 문제일뿐.
그리고 파머는 선택했다.
그리고 비둘기의 날.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마을 신문에 기사가 났다.
아무도 파머를 비난하지 않았다.
그리고 비둘기의 날 축제는 계속 되었다.

이해하게 되었을 것이다. 세상은 미워한다고 죽이는 것도 아니고, 사랑한다고 죽이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일대일로 연결된 고리로 이루어진 세상이 아니다.
세상이란 사랑의 반대말이 미움이 아님을 알게되는 것이 또 하나의 성장.

링어, 목을 비트는 아이. 용기있는 파머의 선택에 박수를 쳐준다.
적어도 후회는 없는 선택을 한 용기있는 파머에게 기특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다.
그리고 파머는 훌쩍 컸다. 그리고 니퍼와 함께 즐거운 비둘기 날을 맞이한다.
아마 어릴 적 파머앞에서 죽은 오렌지색의 동그란 눈의 비둘기도 이제 파머를 괴롭히지 않을 것이다.
http://chdkgofkd.cafe24.com2008-04-13T04:55:00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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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3 13:55 2008/04/13 13:55
  1. 비밀방문자
    2008/04/19 12:23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삽살
      2008/04/20 16:09
      진짜 어줍잖다!
      하지만.... 나도 책 한권 읽는 내내 파머가 파마로 보였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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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 8점
김려령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특별한 성장소설이 온다!

-가진 것은 쥐뿔도 없다. 하지만 절대 기죽지 않는다.


아..여러번 말하지만 나는 성장소설을 몹.시. 좋아한다.

그 이유는..뭘까. 글쎄다. 아직 내가 성장하는 단계이므로, 성장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의 성장통을 대리경험하여 나도 한발자국 성장했다는 꼼수를 느껴볼 수 있기때문일까나. ^^



사람은 말이다. 성장하는 동물이다. 나는 그것이 비단 어린아이나 청소년때의 일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사람이 가장 큰 성장을 할 때는,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을만한 성인의 길로 들어서는 기간은 바로 청소년시절. 그 질풍노도의 감성과 함께 성장통은 나를 마치 없애버릴 것 같은 거대한 두려움으로 다가오지만, 대부분은 이겨내고 어엿한 어른-이 된다.


그러한 진실된 스토리가 좋다.

마치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떼와 같은 힘찬 도전과 잔잔한 감동.

난 성장소설에서 항상 그러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 책을 덮는다.



완득이도 마찬가지다.



이 주인공.. 참. 뭐라고 해야하나.

진짜로 가진 것이 없다. 후우...

세상의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기초수급대상자인 것이다.

그리고

비장애인이 아닌 편부.

비장애인이 아닌 피가 섞이지 않은 삼촌.

겨우 옥탑방.

학교에서 받는 햇반.

학원은 무엇이고,

문학이란 무엇이랴.

ㅎㅎㅎ


하지만 기준이란 어떤 관점의 하나라는 것을 눈치챈 사람이라면,

완득이에게 싸구려 동정심따위 줄 수 없다.

당신이 완득이보다 나은 것이 무엇이 있단말인가!!!!!!!


완득이를 철저하게 괴롭히는 사회선생님 똥주는 완득이에서 가장 반전을 주는 캐릭터다.

가난이 부끄럽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가난하지 않다-라고 말하는 똥주는 완득이가 가장 싫어하는 캐릭터이자, 완득이가 가장 믿을만한 캐릭터이다. 그는 평범한 사회선생이 아니다.


구수한 욕에서 묻어나오는 정은 쉽게 떨어질만한 것이 아님을 안다.

몇번을 패도 속이 시원해지지 않을만한 밉상의 얼굴에 절대 침을 뱉을리 없다.

가식덩어리가 아니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댄다 하여도 그만한 사람이 없음을 안다.

납덩어리도 울고갈 철로 만든 면상은 아마 세상에서 가장 넉살좋은 인상일테다.

진실로 알아야 하는 지식과 그저 빈수레 요란만 떨게만들 지식을 구분할 수 있는 선생님은 많지 않다.

앎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우리사회는 똥주와 같은 가식이 몹시도 필요하다.

똥주는 진실로 완득이를 사랑한다.

완득이는 진실로 똥주에게 고마워한다.


완득이의 성장통을 주변에서 그저 믿고 바라봐주며,

굳이 고쳐주려고도, 굳이 고통을 덜하게 해주려고도 하지 않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사나이. 똥주.

그는 진정한 인생선생님이다.


완득이에는 소중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어딘가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서 우리도 모르게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나온다.

우리가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아니라 정상인과 비정상인으로 구분해 놓은 사회에서.

비코시안과 코시안이 아니라 비코리안과 코리안으로 구분해 놓은 사회에서.

다른 사람이 아니라 틀린 사람으로 구분해 놓은 사회.

그 사회에서 완득이와 완득이의 가족, 그리고 똥주는 살아간다.


완득이의 성장통은 꽤나 덤덤하다.

완득이의 성장통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그러나 완득이의 성장통은 다른이의 성장통과는 크기가 조금 다르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얽혀있기 때문에.

그리고 다 컸다고 생각하는 성인들은 완득이와 함께 다시한번 아픔을 겪을 필요가 있다.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세상에는 모르고 싶은 그림자 속 대한민국이 너무나 많다.



...완득이를 읽은지는 약 이틀정도 되었는데, EBS 지식채널e 를 읽고 나서 완득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려고 했더니 어딘가 한곳으로 집중되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덧붙여서.

완득이는 굉장히 쉽게 넘어가는 책이다.

마치 인터넷 소설처럼.

문장보다는 대화로 보여준다. 글로 적혀있기보다 그림으로 그려진다.

완벽한 문장을 읽고 그대로 장면을 JPG로 상상하기 보다는 대화체의 글을 읽고 이미 움직이는 AVI파일로 상상하며 배경과 그 주변의 상황을 영화감독이 되어 어느 순간 상상하고 있다. 어디엔가 라면이 흘려져 있고, 스탠드는 구부러져 까딱거리고 있고, 벽지는...무슨 색이고... 등등등

나는 글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소설의 형식성으로 보자면, 완득이는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완득이가 상을 받은 이유는 아마도 그 캐릭터의 설정과 내용을 풀어나가는 작가의 독창성에 있지 않을까 한다. 사회적약자들을 소설의 전면에 내새우면서도 그 불우함이나 어두운 현실보다 완득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그들의 삶에 대해 다루면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 아이디어가 가장 큰 점수를 받은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무튼 나는 비장애인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게 해준 완득이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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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2 19:20 2008/04/12 19:20
  1. 볼프강
    2008/04/19 12:26
    나도 참 성장소설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끝까지는 잘 못읽는 편이지. 고행, 고생까지는 참 좋지만(S마왕), 이겨낸다음의 구태의연한 부분이 참 맘에 안든달까.. 내가 좀 시니컬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ㅎㅎ. 뭔가 배경이나 상황으로 제시하는 것도, 직접적인 주인공의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도, 결국은 '교훈'적이랄까.. ;ㅁ;.. 갠적으로 정말 처절한 결말-안되는 놈은 끝까지 안된다.-을 본 성장소설은 몇편안되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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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하악하악하악 - 10점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해냄(네오북)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은 항상 있습니다.
역시 꽃노털옵하(이외수님)는 수많은 감성네티즌들의 개념글위를 날아댕기십니다!
우왕ㅋ굳ㅋ

27일 발매일도 전에 책 제목을 들었습니다.
이름하야....하악하악 ;ㅁ;
이건 모다. 정말... ㅠㅠ
게다가 작가가 이외수님?
1박2일에 나왔던 그 이외수님?
괴물을 쓰신 그 이외수님? (그러고 괴물..은 읽어보지도 않은 1人입니다만..)

..분명 연세가..나이라고 말할 정도가 아님을 알고 있기에 저자의 연배와 저서의 제목의 갭이 일단 저를 끌어들였습니다.
하아... 도대체 무슨 책일까!!!!!!!!


그리고 읽었습니다.
하악하악-이외수의 생존법이라고 쓰고 참개념글이라고 읽습니다. ㅋㅋㅋ
신나게 웃었습니다. 물론 웃을 수 만은 없는 쪽도 있습니다만,
암튼 온 몸을 구석구석..아주 싹싹 긁는 듯한 시원함이 책을 읽고난 뒤 저의 가장 큰 감상입니다.
똑같은 "하악하악/캐안습/즐"도 이외수님이 쓰시면 다릅니다.
아! 세상은 불공평해요!
그러면, 이외수님은 분명 이렇게 말씀하시겠죠.
그래서 아무나 예술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
아아! 역시 예술가는 다르십니다.

저는 이 책 한권으로 꽃노털옵하의 팬이 되렵니다.
-저작권이 걸려있지만, 꽃노털옵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대로 마음에 와닿은 구절 몇가지만 적습니다. 꽃노털옵하는 봐주신다고 했습니다.

170. 저는 붕어입니다. 인간들은 제 기억력이 0.4초밖에 안 된다고 조롱하시지만 저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 곁을 떠나서 지금까지 순전히 자립으로만 성장했습니다. 혹시 인간들 중에서 조낸 부끄럽다고 생각하시는 분 안 계십니까.

86. 수천억의 재산을 가지고 있어도 쉬파, 빈곤으로 허덕이는 이웃을 땡전 한푼 도와줄 수 없다면, 그넘이 가난뱅이와 무엇이 다르겠느냐.

78. 당근을 달라고 보채는 말일수록 채찍을 들고 싶은 충동을 부추긴다.

213. 등산을 하실 때 '진달래'와 '철쭉'을 혼동하시는 것쯤은 애교로 봐드릴 수 있어요. 하지만 글을 쓰실 때 '하는데'를 '하는대'로 쓰시거나 '인간의'를 '인간에'로 쓰시는 경우는 참을 수 없어요. 심지어 당신은 '을'과 '를'조차도 구분하지 못하잖아요. 그러면서도 당신이 뉴요커라는 자부심을 과시하면서 대화 중에 뻑 하면 고명처럼 삽입하는 영어, 제게는 구토감을 유발시켜요.

119. 악플을 작성한 다음 엔터를 치면 '당신의 두개골에 드릴로 구멍을 뚫고 개념을 충분히 주입한 다음 자판을 두드리십시오'라는 메시지가 돌출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라. 그대는 틀림없이 노벨 평화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캐공감 참개념글 몇가지만 적습니다.
워. 나 저작권법에 심하게 걸리겠는걸요? 하지만, 장담컨데, 위의 요 몇 줄은 새발의 땟구정물도 안됩다.
속담의 재발견, 각종 인터넷 악플러들에게 바치는 글, 세상에서 배째라를 잘 외치는 분들에게 바치는 글, 그리고 젊은이에게 말하는 글, 그리고 순수한 초딩들의 일화, 아직 때묻지 않은 세상의 한 조각들, 문학에 대한 저자의 생각 등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밥은 함께 먹어야 더 맛있고, 참개념글은 함께 나누어야 명랑하고 건전한 사회가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는 법. 꽃노털옵하님의 책이 한권이라도 더 팔리도록 할 수 있다면.
이 몸땡이 하나 던지리 ㅎㅎㅎ

아.그리고 조금 다른 이야기
대구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하악하악을 보고 하악하악 거리고 있었는데, 옆에 서 계시던 중년 신사분이 양복을 입고 정갈한 표정으로 "하루에 몇 쪽을 보십니까?-라고 물었을 때 답하기 좋겠어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평균으로 치면 얼마 안 됩니다"라고 말은 하고 허허허허 웃었지만, 웃고 나니 문득 드는 생각이... 일반적인 소설책 처럼 한 쪽을 가득 채우지 않은 글자가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셨던건가.... 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여백의 미는 한 쪽을 빽빽하게 다 채운 가득함의 미와 같습니다!
감성으로 책을 보는 것. 책을 느끼는 것은 이외수님이 말한 "세상보기"와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즐겁게 느끼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즐거움의 크기가 다른 묵직한 책들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언뜻 보고는 단순히 타자수로만 판단하는 것은 "세상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처사 아니던가요!
괜시리 표정이 뾰루퉁 해졌습니다.
하루에 200쪽을 읽을 수도 있는 법이고 하루에 5쪽을 읽을 수도 있는 법인데, 책을 볼 때 쪽수로 판단하다니. 그 분도 참으로 인생이 깝깝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제와서 생각해보니 차라리 그 때 한권 그냥 건네드리고 나는 다시 한권 살 걸...이라는 아쉬움이 듭니다. 이 시원함을 그 분께도 나눠드렸어야했습니다. 하아....

아마도 곧 네티즌들의 필독서가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하며 리뷰를 마칩니다.
암튼 꽃노털옵하! 알랍!
님은 진정한 대인배!
그리고 진정한 개념인!
최고의 네티즌!
금연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플레이톡에 이외수님이 네티즌들과 함께 이야기 하며 포스팅 한 내용들이라고 하더군요. 그 플레이톡 주소는 http://playtalk.net/oisoo/profile.aspx 입니다.
http://chdkgofkd.cafe24.com2008-03-29T12:27:54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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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9 21:27 2008/03/29 21:27
  1. 까망이
    2008/04/04 17:54
    감사합니다..
    덕분에 책을 사게 될 것 같습니다.. ^^
    78번 맘에 듭니다..
    당근을 달라고 보채는 말일수록 채찍을 들고 싶은 충동을 부추긴다..
  2. 삽살
    2008/04/04 19:57
    ㅎㅎㅎㅎ 사고나서 저 원망하실 일 없다고 100%보장합니다.
    즐겁게 잘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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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피플플라스틱 피플 - 10점
파브리스 카로 지음, 강현주 옮김/브리즈(토네이도)
일단 책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샀던 책.
그리고 또 다시 내 눈길을 끌었던 문구

[단란한 저녁 식사,
완벽한 나의 애인,
모두가 나를 위해 울고 있는 장례식,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낯선 사람들 ... 플라스틱 피플]


어렸을 때 생각했던 적이 있다. 나는 진짜일까? 우리 어머니는 진짜일까? 뭐랄까, 어렸을 땐 아무 생각없이 가졌던 의문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섬뜩하다. 과연 진짜일까?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은 정말 존재하고 있을까?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관계를 맺으면 살아가고 있고, 아마 모두 대부분은 진실로 믿고 있을 것이다. 그가 나와 마주친 것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는 고리의 하나일 뿐이라고. 그래서 우리는 인연이라고 이야기 하지 않던가.

그런데. 플라스틱 피플은 과감하고, 무섭게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당신은 피귀렉의 존재를 알고 있나요?"

피귀렉. figurec.

만약 피귀렉이 홈쇼핑에 나온다면
"지금 나의 장례식에서 나를 위해 펑펑 울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십니까?"
"지금 나의 외로운 옆구리를 따뜻하게 감싸줄 사람이 필요하십니까?"
"지금 당신의 고독한 자녀에게 우정의 날개를 달아줄 친구들이 필요하십니까?"
그렇다면 지금 바로 전화하세요!! 무이자 할부는 불가능! 옵션이 추가될 때마다 가격 증가! 하지만 전혀 당신이 바래왔던 바로 그 모습 그대로 당신 앞에 나타납니다!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

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옮긴이인 강현주씨도 말했지만, 마치 트루먼쇼에 나오는 배우들과 같다. 완벽한 인연을 연기한다.
그것이 피귀렉이다.
내가 믿고 있던 친구도,
내가 믿고 있던 애인도,
내가 믿고 있던 아들, 딸,
심지어 부모님까지도.
마트에서 카트를 끌고 있는 아줌마 아저씨도,
벤치에서 새우잠을 자고 있던 노숙자 아저씨도,
도서관 책장 사이에 걸터앉아 계속해서 책을 보는 학생도,
정보처리실에서 꾸준히 돌아다니며, 자료를 찾고 있는 사람도,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없이 세상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은 그 댓가로 돈을 받는다.

누가 누구를 속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누가 피귀렉이고, 누가 피귀렉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나의 존재마저 희미해지는 이 세상에 남아있는 것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청구서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인간의 껍데기 뿐이다.
그래. 걸어다니고 웃고 말하는 당신만 있으면 된다.
속알맹이는 모두가 없으니까!!!!!!

무서울 정도다. 그리고 문득, 내 주변의 사람들이 진실인지, 나의 이 느낌과 감정이 배신받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버렸다. 사람들은 나의 무엇을 보고 있을까.

우리는 모두 인형과 같다.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안심한다.
이 소설은 암울한 현실의 물질만능주의를, 인간소외현상을, 척박한 이 땅을 너무나 담담하게 그려냈다.
게다가 빠져나오지 못한다.
알게되고 난 뒤에도 환상을 버리지 못한다.
그 환상속에서 살고싶어한다.
그것이 우리 인간이다.

참..인간은, 나는 이렇게나 나약하고 무지하다는 사실을 또 한번 느끼게 된다.
허무-한 뒷끝이 오히려 가슴 한쪽을 우리하게 도려낸다.
답답하다.
http://chdkgofkd.cafe24.com2008-02-26T17:25:13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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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7 02:25 2008/02/27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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