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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마음 -  호우원용 지음, 한정은 옮김/바우하우스 |
썩어빠진 교육 현실을 유쾌하고 신랄하게 풀어낸 성장소설..이라는 문구가 이 책을 소개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니다. 썩어빠진 교육 현실을 유쾌하고 신랄하게 풀어냈다?
아니다. 유쾌하기는 커녕 전율이 흐르고 신랄하긴 커녕 오히려 무덤덤하다.
게다가 썩어빠진 교육 현실..만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내가 보기엔 사회 전반에 관한 이야기다.
게다가 올해 대한민국 촛불집회를 겪은 이라면 단순한 철자로 다가올리 없다.
37쪽
나는 소위 혁명이니 개혁이니 하는 것들이 정말이지 무섭다. 만약 어느 날 내가 정말로 혁명이니 개혁이니 하는 것에 참가하게 된다면, 단언컨대 그건 다른 사람들에게 대응하는 데 필요해서일 것이다.
시에정지에. 15살.
혁명이나 개혁과는 전혀 관련 없던 아이.
그러나 혁명이나 개혁은 준비하고 있던 자에게 다가오는 것도 아니었고, 누군가를 선택해서 오는 것도 아니었다. 어느 날 그렇게 다가왔다. 정지에가 담임선생님의 비싼 교외과외를 듣지않았을 뿐이고, 그는 수업시간 만화를 보았을 뿐이고, 그리고...담임은 정지에를 교실 밖으로 쫓아냈을 뿐이고, 그 모습을 엄마의 친구가 보았을 뿐이었다.
107쪽
"요즘 온통 교육개혁이니, 교사의 자주권이니, 학부모 참여권이니, 무슨 권 무슨 권 하며 난리다. 교장선생님을 찾아가면 무슨 소용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말해두지만, 지금 교사회의 힘이 훨씬 더 크니까. 교장 선생님도 못 당해. 너도 생각해봐라. 이렇게 할 필요가 있겠니? 부모님이 돈 들여 시간 들여 너를 학교에 보낸 게 공부를 하라고 보낸 거냐 아니면 혁명을 일으켜서 권력을 쟁취하라고 보낸 거냐?"
정지에의 어머니는 전직 신문기자였다. 당연히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강한 반발감과 사실을 전해야한다는 의식이 싹텄다. 그리고 정지에에게 힘을 준다. "엄마는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거야" 라고.
그러나 정지에의 어머니도 처음에는 여느 부모와 마찬가지였다. 정지에의 담임인 잔선생님은 그 학교의 스타교사였다. 모든 어머니들이 그 스타교사의 반에 자신의 아이를 넣기를 희망했다. 스타교사란 "학생의 학업을 올려 좋은 고등학교에 보낼 수 있는 교사"를 말한다. 처음에 잔선생님이 정지에의 어머니에게 물었었다고 한다. "나의 교육방식은 엄격합니다.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라고. 그러나 정지에는 내가 생각해도 너무나 엄격한 처벌을 받았고, 그 이유는 여전히 매우 감정적이라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태도는 조금 이중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진보교육계의 유명한 하오교수는 말한다.
115쪽
"어머니께서 부딪힌 문제는 구태의연한 문화 내지는 습관인 거죠. 어머니께서 애초에 잔 선생이 스타교사이고 또 그의 교육방식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기어코 아이를 그의 반에 넣으려고 했던 것과 같은 겁니다. 동료교사들 간에도 서로의 얼굴도 있고 교사라는 공통된 입장도 있고 하니까 이런 교사들에 대해 일반적으로 보고도 못본 체 하는 것이고요. 행정기관도 기꺼이 이런 교사들을 비호해주는 걸로 학부모들의 협조를 얻는 것입니다. 스타교사들은 학급을 잘 지도해서 좋은 학생들을 받아들이고 과외수입을 늘이려는 목적으로 때로 학교의 행정적인 잘못을 묵인하거나 교사회의 강력한 세력을 등에 업는 일도 있지요. 모두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서로 가지로 감추고 해주는 겁니다. 어머니께서 직면한 것이 바로 거대한 공범의 구조이죠."
거대한 공범의 구조.
절실하게 공감하는 부분이다.
학부모, 교사, 학생, 정부, 사회...
우리는 교육정책이 잘못되었다. 우리의 교육계가 썩어가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를 갈팡질팡한다.
자동차가 고장이 나면 고장이 난 부품을 바꾸면 된다. 그러면 다시 고속도로든, 일반도로든 어디든 달려간다. 사람 몸이 고장나도 고장난 부분을 수술을 하면 된다. 물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한쪽 기관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기관도 성치는 않다. 그래도 한 개인이 암에 걸리면 개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의사들이 달려들어 수술해내고, 문제가 되는 종양덩어리를 걷어내면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 그런데 사회적 문제는 단지 유기적인 관계가 아니라 밀착되어있다. 줄줄이 딸려나오는 비엔난소세지처럼 어느 한 기관의 잘못은 그 기관의 잘못이 아니라, 그것이 파생되고 널리 퍼져서 어느순간 누구나 모두 그 "공범의 구조"속으로 들어가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공범인 동시에 피해자가 되어 가해자를 찾게된다.
정지에의 사건은 일파만파 퍼지게 된다. 신문기사가 나가고 학교와 학부모측은 첨예하게 대립하게 된다. 그리고 언론사는 맛있는 낚싯감을 얻었고, 학생들은 수업분위기를 망치고 있으며, 교육부는 장학관을 학교로 보낸다.
370쪽 TV토론회 교장선생님의 말씀
"학교는 당연히 학생의 교육권을 보장해야합니다. 하지만 지금 어떻게 보장을 합니까? 학부모가 학생을 데리고 교육부에 가서 항의를 하고, 또 학부모가 이 학생을 거부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수업을 거부하도록 만들고 있는데... 지금의 제도를 보면, 학부모는 학교에 요구할 수가 있지만 학교는 학부모에게 항의를 하지 말라든가 수업거부를 하지 말라는 요청을 할 권리가 없습니다. 모두가 냉정해지기를 바랍니다. 사실 이런 항의가 결국에 가서는 학생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희생시킬 뿐이거든요"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까, 학교가 잘못을 인정하기만 하면 모든 교육문제가 단번에 해결될 것처럼 학교에게 책임을 지라고 합니다. 이 점은 저조차도 정말이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학교는 일개 집행기관에 불과할 뿐이고, 모든 교육법규나 정책을 학교가 정하는 게 아닙니다. 학교의 행사와 처분이 전적으로 규정에 따라 이루어졌는데도 결국 사람들의 불만을 산다면, 전 정말 모르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가 도대체 무슨 책임을 지라는 건지. 또 어떻게 해야 모든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는지."
사실 학교의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교육이 서비스업이라고 단정한다면, 학부모와 학생은 서비스를 받는 사람의 입장이다. 교육계에 일하는 노동자는 무한한 친절함으로 그들을 모셔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학교는 인간을 가르치는 곳이지. 인간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는 차원이 조금 다르다. 그렇다면 교사라는 직업은 단순한 노동자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들은 자율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그들의 제자를 길러내야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사의 권리또한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는 물론 정지에의 나라에서도 교사의, 학교의 권리는 주어지지 않았다. 최근에도 공문이 내려왔다.
"교실안 체벌 무조건 금지"
학생을 사랑으로 보살피고, 충고와 타이름으로써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하라는 것은 구구절절 옳은 말 중에 하나다. 그러나 학생들의 무차별한 충동적 행동과 타인에 대한 배려가 전제되지 않는 행동에 있어서 교사가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권리따위는 없다. 그렇다면 그러한 제제없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보상과 처벌을 통해 행동을 수정하게 만들 수 있는 법칙은 과연 무엇이 있단 말인가. 게다가 수요자의 권리를 이야기하면서 교사의 권리가 침해당했을 때 교사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원칙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학교가 학교로서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보호해 줄 장치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따라서 학교, 학부모, 학생, 행정기관 모두 공범임과 동시에 피해자라는 것이다.
결국 정지에는 자신의 모습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현 교육계를 지탄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
교육부 앞에서의 커다란 시위를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그 항의시위의 모습은 다르지 않았다. 우리의 여름밤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처음엔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은 노약자분들이 시작했다.
그리고 중학생 본인들이 모여들었다.
어느 순간 진보교육단체, 개혁단체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공통된 목적을 위하여 밤을 함께 보낸다.
자율적으로 만들어지는 노래와 춤, 그리고 표현의 시간들.
자율적으로 단상위에 올라가 자신의 이견을 피력한다.
어린 아이부터 나이 드신 분까지. 모두 현재 교육개혁의 방향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실제로 현장에서 고통받고 있는 것이 아이들이며, 경쟁과 냉혹한 현실을 비판한다.
그리고 어느 중학생이 올라간다.
그 아이는 평범한 아이였으나, 사랑과 배려를 배울 수 없던 학교현실에 절망하고
그 자리에 마지막으로 서서 희망을 노래한다.
그 후 집에서 자살로 영원히 젊은 열다섯살로 남는다.
상황은 겉잡을 수 없이 퍼져갔다.
중학생은 죽었고, 당시 TV토론회에 출연하고 있던 정지에의 마음속에도 회한이 밀려왔다.
404쪽
TV카메라 앞에 나와 있다는 사실도 아랑곳없이 나는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주체할 길 없는 울음을 쏟아내고 말았다. 나는 왜 그렇게 목 놓아 울었을까. 방금 전에 내가 조금만 더 꿋꿋한 모습을 보였더라면 노래를 불렀던 그 아이가 계속 살아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인지도 몰랐다.
교육부 앞에는 더욱 많은 인파가 몰렸다.
교육부 앞에는 전투경찰이 비치되었고, 이미 협상은 결렬된 상태였다.
무장 전투경찰 위에는 살수차가 대기중이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마이크소리가 들려온다.
"여러분들은 집회법을 위반하였습니다. 어서 자진해산하십시오"라고.
참 많이 들었던 그 말.
우리 나라에서만 벌어지는 일이라 생각했건만.
아니었나보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이성을 가지고 시위를 진행했다.
그들의 평화적인 시위를 대변하는 일로
누가 먼저 시작한 건지 모르겠지만 종이학을 접기 시작했다.
종이학은 언덕처럼 쌓였고,
그리고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쌓인 종이학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활활 타오르는 종이학은 사람들의 감정을 더욱더 증폭시켰고,
경찰들의 심기를 건드리기에도 충분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시위대에 추가한 사람은 바로 국회의원들이었다.
그리고 점점 점입가경이 되고있는 상황에서 냉정하게 지켜보는 자는 바로 기자들이었다.
410쪽
쉬지 않고 달려 올라가야 하는 쳇바퀴 속의 흰쥐, 쳇바퀴의 속도를 따라가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바퀴가 점점 더 빨리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만이 끈질기게 따라다녔다.
411쪽
"이 항의는 이미 널 벗어났어. 이제 네가 이 항의에 속했지."
"모든 항쟁, 모든 혁명,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모든 대상들, 그 뒤엔 이야기가 숨어 있지. 너와 천웨이가 함께 아주 근사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는데, 너만 살아있고"
이 쯤되면 이제 썩어빠진 교육현실도 무덤덤해진다.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계속되는 이야기일 뿐이라는 것이다.
의원들은 좀 더 시위를 오래 끌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뿐
진정 중학생이 바라는 세상을 만들 교육에 대해선 논하지 않는다.
항의시위를 하는 입장에서는 불꽃이 꺼지지 않게 만들 자극제가 계속 필요로 했다.
그 자극제는 바로 정지에.
살아있는 15살 중학생이었으며, 그들의 목마름을 채워줄 파닥거리는 작은 새였다.
384쪽
"좀 있으면 교육부 사람들이 나와서 반응을 보이겠지. 대화가 필요하다느니 무엇을 강화해야 한다느니 아니면 개혁을 끝까지 추진하겠다느니 알맹이 없는 소리들을 할 거야. 지나치게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오락 효과가 좀 떨어지긴 해도 모두 그런대로 받아들일 거야. 까놓고 말해서 이 모든 것들이 속물스러워.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
기자의 말대로였다.
교육부의 알맹이 없는 성명서는 사람들을 격양시켰고 야유를 퍼붓게 했으며
결국 무력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교육부의 성명서에 대해 시위하던 사람들 속에서 오히려 교육부는 잘 해주었다는 듯 웃고있는 주의원의 얼굴이 떠오르자 난 온 몸이 파르르 떨려왔다.
누가 먼저 시작한 건지도 모르는 전쟁이 일어났다.
정지에는 문득 일어서 버스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죽은 천웨이의 노래를 부르고, 퍼붓는 물대포에 맞아 떨어지고 말았다.
의식을 잃고 눈을 떴을 때 정지에는 입을 닫아버리고 말았다.
단지 말을 하고 싶지 않아서. 라고 적고 있었지만,
그 모든 혁명의 과정들이 말과 말이 빚어낸 오락거리였다는 사실을 어느순간 깨달아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교육현실과도 충분히 닮아있고,
현재 우리나라도 교육개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운동이 일어나는 도중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라는 커다란 낚싯감이 사람들을 유혹했고
우리는 정말 대단한 시위를 선보였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가만히 생각해보면,
결국 미국산 쇠고기는 대형할인마트에서 불티나게 팔려가고 있고,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숙였던 대통령은 단 한번도 시위대 앞에서 직접 대화를 한 적이 없으며
현재도 4대강 정비를 소신있게 추진해보라고 말하며, 고집스럽게도 자신의 공약을 실천하려고 하고 있다.
항의 시위
사회의 어떤 구조적인 문제 자체를 바꾸어보고자 하는 노력이라는 것은
정말로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무언가! 가 필요로 한다.
촛불시위자의 수가 어느때보다 컸을 때는
군홧발에 짓밟힌 어느 여대생의 동영상이 공개되어 일파만파 퍼졌을 때로 기억한다.
그렇다.
사실 미국쇠고기 문제는 그 시점에서 이미 벗어났을 지도 모른다.
무능한 정부에 대해.
곪아터진 사회적 구조에 대해.
사람들을 열변을 토했다.
그리고 결국 충돌이 일어나게 되었고, 권력의 중심이 접근하게 되었다.
누군가는 시위에서 빠져나가기도 하고, 누군가는 아직 이해관계가 남아 남아있기도 하고,
누군가는 지원만 하겠다고도 했으며, 누군가는 정치적 고려를 생각해서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잊혀질만하면 무엇인가 터졌고,
그렇게 오래도록 언론의 입을 통해 전해지고, 왜곡되거나, 삭제되어버렸다.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바래왔던 것일까.
넓게 보면 모두가 원하는 바는 같았을지 모르지만,
사실 사람들이 요구하는 바는 너무나 달랐고, 너무나 기대가 높았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정지에가 가장 처음에 잔선생님에게 받은 부당함을 그냥 참고 넘겼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과연 개혁이란, 혁명이란, 혁신이란.. 가능한 일이긴 한가?
444쪽 웨이치의 말
"며칠 동안 죽 너하고 천웨이의 일을 생각했어. 너흰 내가 얼마나 엉망인지 느끼게 해줬어. 적어도 너흰 무엇이 옳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는 생각하잖아. 근데 난 그런 건 안중에도 없었어. 무조건 반항하고 부수고, 마지막엔 내 행동에 나도 역겨워지더라. 반항하는 거 말고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아무것도 없더라고."
"바보같이 들리겠지만, 난 어둠 속에 틀림없이 버튼 같은 게 있다고 믿어. 처음으로 되돌릴 순 없겠지만 이 바보 같은 일들을 멈추게 만들어줄 버튼."
"한 가지 일이 될 수도 있고, 죽어라 싸우는 싸움이 될 수도 있겠지. 사실 내가 뭘 기대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떠나고 싶진 않아." 녀석이 나를 보았다. "어저면 내가 남아 있는 건 그런 버튼을 찾으려는 건지도 몰라. 그 버튼이 어떤 것인지는 나도 모르지만."
누구나 문제아라고 불렀던 웨이치와 아이리
그러나 정지에를 만나면서 웨이치와 아이리는 변해간다.
학생들은 확실히 미성숙하다. 그러나 미성숙한 그들을 "성숙하지 못하다고 해서 탓할 수 없다"
그들 역시 성숙해질 기회가 있다.
웨이치와 아이리는 충분히 성장했다.
정지에를 만나고 자신의 가치관과 미래를 위해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은 혁명을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니다. 우리의 교육현실은 사회현실과 맞닿아있다.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는 것은 삼척동자도 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 웨이치와 아이리처럼
클럽에 다니고 자퇴를 하고 마약을 하던 구제불능의 소년소녀가
자신의 앞가림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자.
정지에는 그 모든 사건의 중심에 서서 커다란 중압감을 견디며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을 지키며 지냈다. 고작 15살의 소년이. 비겁한 어른들은 그 소년을 불량하게도 만들었다가 영웅으로도 만들었다가 자신들이 즐겨보는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마음의 소리에 정직하게 반응하고, 용감하게 싸우기를 결심하며, 그럼에도 고쳐지지않는 부조리에 실망하고 좌절하며 성장하는 정지에는 진정한 학생이다.
그리고 웨이치와 아이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불량학생이라고 불렸던 그들.
그러나 그들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본인들의 마음의 소리에 좀 더 귀기울이고, 어떠한 인생을 살아야할지 스스로 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지에가 한 일은 바로 이렇게 사람들 한사람 한사람에게 어떠한 영향을 준 것이다.
그리고 나는 어른의 입장에서 학생들을 함부로 판단할 수 없음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게다가 학생들이 미성숙한 것은 정상이며,
그들을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교사라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강함을 주는 것.
그것이 교사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
그것이 교사라는 생각이 든다.단지 학부모와 학교의 싸움도 아니고, 학부모와 교육부의 싸움도 아니다.
결국 하나의 쇼...가 아니었던가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거기서도 가치를 발견한 건 바로 우리 학생들이었다.
어른들은 시위를 함에 있어서 확실히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으며,
시위의 목적을 분명히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영향을 받을 지 모른다.
그리고,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는 바로 그 영향을 받은 이들이 천천히 바꾸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시위란 현재를 바꾸는 폭발적인 힘이 아니라
미래를 바꾸는 여유로운 힘으로 다가가야함을 느낀다.정지에의 용기에.. 다시한번 박수를 보내며,
(그러나 나는 그를 영웅이라 하지 않는다. 그는 작은 새였을 뿐이다)
+일주일 정도 읽은 것 같다.
20분 정도 누군가를 기다려야 했던 그 날.
문득 서점에 들어갔다. 그리고 발견한 책이다.
그리고 정지에가 처음에 말한 내용이 너무나 맘에 들어 그 때 충분히 읽을 책을 두권이나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입하고 말았다.
"그러니까 내 말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때로 나는 내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기 위해서 부득이하게 실없는 소리를 한다고 믿는다. 이 세상에서 사람들은 당연히 빛도 내고 열도 내며 살고 싶겠지만,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 실없는 소리를 하든지 아니면 미쳐 날뛰든지"
나는 아직도 충분한 어른이 되지 못했으며, 그렇다고 실없는 소리를 하지 못해 미쳐 날뛰는 청소년도 아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교육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리고 있지 못하며,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의 입장에서 어느 순간 교육을 행하는 교사의 입장으로 바뀌고 만 현실에 적응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나에게 현 교육 현실을 두가지 관점에서 골고루 생동감있게 전달해주고 있는 이 책은 풍요속 빈곤의 상태에서 갑자기 배가 불러오는 듯한 느낌을 받게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현실인 줄 알았을 정도로 너무나 비슷한 상황으로 인한 시사점이 큰 듯 하다. 오랜만에 완전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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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0 13:37
자동차가 중앙선 침범하는게 얼마나 쉬운건지... ㅠ.ㅠ
내가 운전대 잡아보니까 차가 무섭구나 새삼 느낀다는... ㅎㅎ 부디 안전운전해랑~~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