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요동

2009/05/10 23:52

자로 잰듯한 로봇같은 교사는 성미에 맞지도 않을 뿐더러
무엇이든 천사같은 교사는 인간이 아니니..

딱 우리학교 2반선생님과 같다면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골목대장 같은 선생님.
그래야 왕따도 없어지고,
꽁꽁 뭉치기 마련이다.

선물공세도 지치고,
알랑방구도 지친다.

항상 부대끼며 웃고 화내고 즐기고 슬퍼하는 것.

교실은 항상 "삶"의 공간임을 잊지 말자.
아이들에게 삶을 가르쳐주는 것은 교사의 중요한 임무.

화를 냈지만,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법이 삶이라는 이야기다.
이것은 안되고 저것은 된다-라는 공식은 없어진지 오래다.
어찌보면 결과지향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이야말로 진짜 과정지향적인 이야기.
싸움도 받아들이는 것
조그맣게 난 생채기도 받아들이는 것
삐뚤어진 것도 받아들이는 것
다른 것도 받아들이는 것

인간의 특징을 제거하려고 하니
실패할 수 밖에.
인간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그 중에서 장점을 취하는 방법
아니 단점이 드러나더라도 그것을 장점으로 바꾸는 방법을
학교에서 아이들이 배워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이 드는 날은
항상 내가 갈팡질팡 생각이 많은 날.

그러고 보니
최근에 편지가 두통 왔었다.
재작년에 가르쳤던 아이와
작년에 가르쳤던 아이가 보낸 편지

편지지 한장에 적혀있는 짧은 감사의 편지였지만,
아.. 교사란 이런 맛에 계속 학교를 지키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구

그 내용이 "선생님 절 잊지마세요-"라고 부탁하는 내용일지라도 말이다.

ㅎㅎ

계속해서 누군가와 관계를 맺으면서 지낼 수 밖에 없는
교사라는 직책이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원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사람사이의 일이다보니 항상 오해가 발생할 수도 있고
사람사이의 일이다보니 은근슬쩍 넘어가는 일도 있고
사람사이의 일이다보니 말한마디에 스스르 풀려버리는 일도 있다.

그래.
사람들끼리 부대끼며 살아가는 건 이런거야. 라고 다시한번 느끼는 것이다.

왜그런지 모르겠지만,
감정이 요동치고 있는 기분.
싫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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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0 23:52 2009/05/1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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